그냥 온 거야

by 모두까고싶은 마음

나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웃는 척도, 기뻐하는 척도 서툴다. 그래서일까. 결혼식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멍하다. 누군가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날일지도 모른다고는 하지만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 감정은 얇고 짧았다. 그저 한 사람을 보기 위해 수십 명이 모이고, 그 사람은 똑같은 미소로 수십 명에게 고개를 숙인다.


도대체 이건 누구를 위한 의례일까.


식장은 화려하고, 부조는 정해져 있다. 카메라와 드레스, 줄지어 선 하객들. 표면은 축하지만, 속은 계산이다. “내가 얘 결혼식 때 5만 원 했었지.” “아버지 지인이라니, 빠지면 안 돼.”


그리고 그곳에 오는 사람들의 감정은, 그 어떤 말보다 솔직하지 않다.


“(안 오면 좀 그렇잖아.) 예전부터 알던 사이니까.” “(내가 특별히 축하하고 싶었던 건 아니야.) 할 일도 없었고, 뭐… 겸사겸사 나왔지.”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왔던 것 같더라.) 부조 줬으니까, 갚아야지.” “(일단 가야 하는 자리니까.) 회사 사람이니까. 안 가면 티 나잖아.”


그러니까 결국 이렇게 말하게 된다.


"축하해 (그냥 온 거야)."


축하라는 건 본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우린 너무 많은 축하를 마음 없이 해왔다. 감정은 사라지고, 예식만 남은 구조에서 우리는 더 이상 진심으로 웃지도, 진심으로 기뻐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우리는, 마음 대신 계산을 챙긴다.


예식 하나에 진심을 얹기엔, 이미 마음이 너무 많이 닳아 있다.


그래서 누군가의 시작을 축하하며, 나는 그저 그렇게 말한다.


“축하해.”

(사실은, 그냥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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