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 것은 여행이었다.

삶을 여행으로 바꾸는 힘

by 오늘도 하루

방학만 되면 친구들 사이에 들리는 소리가 있다. 나는 이번 방학 때 일본 가는 데 너는 어디 가냐. 나는 홍콩 다녀온다. 등등 서로 해외에 다녀온다는 데 돈이 어디서 그렇게 나오는지 어릴 때는 정말 많이 부러웠던 것 같다.


나에게 첫 비행은 고등학교 제주도 수학여행이었는데, 비행기 탈 때는 신발 벗고 타야 한다는 말을 진실로 믿을 만큼 나에게 여행은 특별하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부모님 역시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제주도 여행도 못 다녀오시고, 계절이 바뀔 때 다른 지역에 간다거나 하는 게 여행의 전부였으니, 어린 나에게 여행의 정의는 여유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나보다 두 살 많은 형, 누나들은 회사 취직 전에 꼭 여행 다녀오라고 하고, 삼촌, 이모 뻘인 분들은 나는 퇴사하면 꼭 여행 다녀온다고 하고 부모님 뻘든은 너 나이 때는 빚져서라도 다녀오라고 하는 데 솔직히 말한다면 그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분들이 말하는 게 해외에 잠깐 나가서 관광 명소 돌며 사진 찍고 음식 먹으며 관광하고 오는 것인지, 아니면 한 달 살이 같은 여행인지는 나로서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거 같다.

여권을 들고 공항을 나가서 해외에 나가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스페인에 순례길을 다녀오며 프랑스에서 4일 스페인에서 38 정도 유럽에서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다는 운과 가계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군대에서 적금을 모을 수 운 등, 여러 운들이 겹쳤기에 내가 모은 돈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걷는 여행을 하며 내가 생각한 것은 여행은 내가 발 길 가는 곳, 모든 곳이 여행이라는 점이었다.


일본이라던가 홍콩이라던가 해외를 가는 것이 예전보다 쉬워졌고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충분히 갈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아까 어른들이 나에게 했듯이 여행은 퇴직을 한다거나 돈을 빚지어서까지 할 것은 아니지만 젊었을 때, 그 시절에 세상을 보는 눈과 퇴직할 나이가 되어 세상을 살아보고 여유가 생겨 여행하는 사람의 눈은 다르기에 젊었을 때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을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것이 꼭 해외로 방향이 정해 져야 한다면 나는 이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싶다.


내가 프랑스에서 했던 것은 분명히 관광이었다. 해외의 유명 명소에 가서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을 때도 사진을 찍고.

하지만 스페인에서 순례길에서 느낀 것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여행이었던 순례길이 걷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30KM의 행군이었고, 여러 사람과 만나는 경험을 하고 새로운 마을을 방문한다는 그저 노란 화살표 따라 걷는 길이었다.


여행은 별게 아니다.

새로운 나라를 가지 않더라도 새로운 도시에 가지 않더라도, 당장 내일 하루만이더라도, 평소에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휴대폰만 보며 걷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과 사람을 걷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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