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일이 오는 것이 싫다 II

꿈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by 오늘도 하루

"너는 꿈이 뭐야?", " 너는 어른이 돼서 뭐 하고 싶어?"

모두 다 커가면서 한번쯤 들어봤을 질문들.

나는 어릴 때부터 이 질문들이 정말 싫었다,

어린 시절부터 꼬여있던 나의 성격 탓인지.

어른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었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싫었고.

단순히 아이들의 꿈이 궁금한 어른들의 질문들이, 나에게 전해지는 어른들의 꿈을 묻는 질문들이 이 너무 고깝게 들렸다.


어른들은 모이면 항상 같은 이야기만 했다.

예전에는 어땠다고, 그때 기억나냐고, 사회가 어떻다, 정치가 어떻다, 경제가 어떻다.

그들에게서는 그들 자신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었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전부 이미 한참은 지나버린 과거의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타인들에 관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 어른들이 나에게 너의 꿈이 뭐냐고 물어보니 듣기 싫을 수밖에.


성인이 되고 꿈을 펼치는 과정 속에 있는 나이가 되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미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똑같다.

아이들 보는 맛에 산다고.

자신의 꿈은 잊어버린 채 똑같은 일상에 익숙해져 버린 어른들에게, 모든 것이 새롭고 또 새로운 꿈을 찾는 어린아이들의 생각들이 얼마나 멋져 보일까.


내가 고등학생 때 딱 꿈이 없었는데, 뭘 이루고 싶다라기 보다는 그냥 하루하루 정해진 수업 듣고, 기숙사 가서 공부하는 삶을 반복하다 보니, 나의 어릴 적 꿈은 바래져 갔고.

그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하루하루 버텨내는 삶의 반복이었던 것이 내 고등학생의 기억이다.


나의 꿈은 원래 로봇 공학자가 되는 것으로, 과학의 날에 전자 공학 부문으로 학교와 시에서 상을 타면서 시작되었다.

내가 원하는 진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자 공학자 같은 이과 계열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학하는 길을 걸어야 했고.

그들과 함께 대학 진학만을 위한 달리기를 하다 보니, 꿈은 잊어버린 채, 어느 대학교의 공학과가 좋다더라.

내 내신으로는 여기까지는 안정적이고, 서울로 가려면 내신을 이 정도까지는 올려야겠더라 라는 말을 듣다 보면, 내 꿈은 이미 딴 나라, 딴 세상 속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지금 그때의 꿈이 어떻냐고 물어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과거의 내가 그래 했듯이, 여전히 꿈을 꾸고 있고,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은 꿈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닌,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꿈과 함께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꿈이 이루어져서 만족하는 순간이 언제가 될지는 솔직히 알 수 없지만, 꿈만을 좇으며 달렸던 과거보다는 꿈과 함께 달리는 지금이 그 어느 순간보다도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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