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세상은 아직 버겁다

당신은 스스로의 무능함을 인정할 용기가 있는가

by 오늘도 하루

나는 기록을 정말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단 한 번의 일기를 쓴 적도 없으면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20살 이후로는 항상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쓰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가끔이지만, 나는 종종 일기도 쓰기 싫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말 그대로 그냥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나 보면서 시간 죽이는 것이 당연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의 일기 내용을 돌아보면 정말 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일기에 쓸 내용이 없기도 하지만, 쓸 내용이 없더라도 내 생각이나 나 그날 밤의 기분을 종종 적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쓸 내용이 없어서 일기를 쓰지는 않았다고 보는 게 맞는 거 같다.


그럼 왜 자꾸 이렇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는 걸까.

가만 생각해 보면,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지쳤던 거 같다.

일이 많다거나, 아니면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빠져 있다거나, 이전에 있었던 일로 인해 트라우마가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번아웃처럼 말이다.


일기의 상태를 보면 항상 쓰이는 양이 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크게 다를 것 없이 똑같다는 상태를 알려주는 거 같은데, 일기의 양이 줄어들 때면 항상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최근에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데, 인턴을 나가기 위해서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하자는 메일을 끝으로 다음 연락을 못 받은 지 2주가 되어 가니까.

이전에 인턴쉽 때 받았던 스트레스가 트라우마처럼 올라오는지, 나 자신을 좀 먹듯이 갉아먹고 있다.

내가 그토록 원해서 선택한 것이 나 스스로를 잡아먹는 괴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는데 내가 최우선이다.

스스로를 좀 더 챙겨라. 같은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내가 최우선인 것도 알겠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행복하다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만약 내가 원하는 것이 나 자신을 갉아먹는다면?

나를 괴롭히고, 스스로가 서 있을 힘을 없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어릴 때가 마냥 좋았던 거 같다.

어린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놀 수 있으니까.

하고 싶은 거 하고 지내도 어른들이 챙겨 주닌까.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어린아이들이 부러운 이유는 놀 수 있어서 보다는, 아직은 책임질 것이 없는 "어린아이" 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책임질 것이 많은 "어른 아이"인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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