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부르기

- 택시

by 장성자


택시에 관련된 사건, 사고를 뉴스에서 접한 것만으로 택시는 내게 위험한 교통수단이다. 어쩌다 택시를 타더라도 낯선 사람과 말을 잘하지 않으니, 도착하기까지 택시 안은 참 불편한 공간이 된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기억이 없는데 하는 순간 잊지 못할 그날이 생각났다.

무려 30여 년 전 일이다. 첫 아이를 낳고 퇴원하는 날 택시를 탔다. 축하 선물로 받은 꽃바구니 두 개도 같이 실었다. 아이는 황달이 있어 인큐베이터에 더 있어야 했다. 첫아이를 낳은 뿌듯함과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까, 나는 설레고 행복했다.

택시에서 내려, 엄마가 꽃바구니를 꺼내는데 택시기사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불평을 했다. 집까지 오는 동안 꽃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나 보다. 우리는 좀 당황했다. 병원에서 탈 때부터 기사는 꽃바구니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떨어진 꽃 부스러기도 많지 않았다. 남편과 택시기사가 조금 언성을 높였다. 엄마가 미안하다며 발 매트에 떨어진 꽃 부스러기를 손으로 바깥으로 털어냈다.

행복했던 마음이 꽃 부스러기처럼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때는 택시기사가 이해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가끔 그 일이 생각났는데, 시간이 갈수록 택시기사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이와 생활에서 터득해 가는 삶의 모습이랄까. 아마 나는 모든 사람에게 축복받아야 하는 산모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의 입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듯싶다. 내가 행복하다고 다른 사람도 다 행복한 건 아니란 걸 점점 알게 되었다.

아, 안 되겠다. 택시와 관련된 좋은 기억을 떠올려야겠다.

내가 처음으로 택시를 탔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였다. 학교는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다른 동네였다. 친구들과 나는 아예 걸어서 언덕을 넘어가는 길을 다녔다. (나름 시골 아님) 걷기 싫을 때면 지나가던 택시를 세우며 태워달라고 했다. 어떤 택시는 그냥 가버렸지만, 태워주는 택시도 있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 한마디로 택시비를 지불하고 룰루랄라 거렸던 철없는 우리였다. 지금의 사건, 사고를 생각하면 있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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