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삶이 남기고 간 것
밥의 이면(裏面)은 ‘누구나(보편성)’의 환상은 깨지고 음식취향과 음식관행은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분에 기초한 문화적 성향의 산물임을 삶의 현장에서 확인한다.
밥의 다름은 삶의 차이로 인간으로서의 같음과 충돌한다. 나의 작업은 한결같은 일상 밥의 갈등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느 하청 노동자가 남기고 간 아이스백에 담긴 도시락과 밀린 월세로 자살을 선택한 일용직 노동자의 전기밥솥까지.... 나는 밥벌이가 힘겹고 슬픈, 모든 이들의 힘겨운 밥 한 술을 기록한다. 나는 밥 먹기의 비애와 밥 먹기의 유흥을 의도적으로 비교한다.
한 끼에는 유회와 놀이 또는 고급정보교환과 사교가 있는 밥에서 생존에 치인 침묵의 밥, 허기를 신속히 때우기 위한 이동식 밥까지 한 끼에는 다양한 층위가 있음을 나의 작업은 말했고, 말하고, 말해야 하고, 말할 것이다.
현실의 밥에 비애가 있는 한 나는 목탄의 거침으로 밥벌이의 힘겨움을, 스크래치로 사람들의 상처와 삶의 흔적을, 캔버스간의 비교로, 삶에 대한 기록을 그려왔고, 그리고, 그려야 하고,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 시선 받지 못한 곳에서 먹는 끼니를 드러내어 그들의 존재를 담아내는 것은 나의 존재를 교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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