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점심을 삼키는 당신을 위해-임동현 작품과 글-
삶키다.
먹고 살기 위해 삼킨다.
자리에 남기 위해 수치를 삼킨다.
가족의 안락을 위해 날 버리고 모멸을 삼킨다.
순댓국이 먹고 싶다는 그분을 위해 여름날 점심시간을 삼킨다.
그분의 취미활동에 우리의 주말을 삼킨다.
그분의 화풀이에 미소 띤 친절로 우리의 표정을 삼킨다.
툭 던진 업무메시지에 저녁과 새벽과 주말을 기꺼이 삼킨다.
울분과 자존을 그리고 무엇을 삼킨다.
무엇을 먹는 다는 것
삶의 동기이자 유지이며 결과이다.
삶의 고통이 무엇을 입에 넣는 즐거움보다 무엇을 억지로 참게 만든다.
나의 작업은 굴종의 목 넘김을 강요하는 관계 속에서 삶을 삼켜야 만하는 모든 이에게 인간의 밥을 차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