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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현 Jul 21. 2024

밥, 상처들의 흔적

  

임동현, 밀어낸다는 것, 캔버스에 복합재료

모든 밥에는 상처가 배어있다. 

매끈한 쌀밥에도 거친 잡곡밥에도

밥을 얻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받은 상처가 있다.     


스크래치가 난 가구가 싸게 팔리는 것처럼

밥을 벌기 위해 참아야 하는 질서는 우리를 싸게 팔게 만든다.      

삶의 상처는 현재를 잊게 만든다. 


곪아 터진  상처는 추억을 지우고 우리의 흔적을 스스로 지우지만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감정을 마네킹의 '언제나' 웃음으로 강요하면서도 당신의 서비스는 '더 많이', '알아서', '창의적으로' 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밥은 상처투성이다.


절망의 구석에서도 밥은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사람들에 붙어 있다 

오늘의 밥은 상처이기에 아프고 슬프다     

캔버스의 표면과 나무판에 긁힌 자국과 선들은 당신의 스크래치만큼 아프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당신과 함께  사람을 긁어대는 질서에 향해 가려운 곳을 긁는 것처럼 조각도로, 붓으로 휘갈기고 싶다.      

그것이 내가 ‘긁어서’ 드러내고 싶은 ‘가치 ’이고 ‘먹자’이다.        

        

임동현. 생존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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