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년 삶의 무늬 탐구
〈삶의 무늬〉는 반복되는 노동이 남기는 흔적을 다룬 작업이다.
노동이 지나간 자리는 삶에 개인의 ‘무늬’를 남긴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거리에서 익숙해져 지나치기 쉬운 생존의 동작을 포착했다. 누군가가 버린 것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노인의 노동 동작만을 남김으로써, 반복된 노동이 몸에 각인한 움직임 자체에 주목하고자 했다.
화면 위에 찍힌 반복되는 수평의 선들은 종이상자의 골판 무늬다. 이 무늬는 매끈한 종이 표면 뒤에 숨겨진 굴곡을 드러낸다. 매끈해 보이는 현실의 이면에는 거친 생존의 투쟁이 만들어낸 굴곡진 주름이 존재한다. 익명의 존재들이 살아가며 남긴 각자의 삶의 무늬 또한 그러하다.
관객은 거친 선과 무늬 너머에서 사라지지 않은 인간의 동작을 더듬듯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노동을 재현하기보다, 반복된 노동이 남긴 삶의 표면—삶의 무늬—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데 그 사용가치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