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망홀씨

미음흔적을 덮는다

by 임동현

임동현 열망홀씨, 종이에 먹,2025


열망홀씨


열망이 흩어진 곳에서

생각은 차오른다.


정오의 햇볕 속,

암흑 같은 주저함을 딛고

다시

새로운 붓질의 시간을

생산할 생각을 더듬는다.


확산의 욕망이 아닌

존재 가치의 증명으로

나는 캔버스를 두들기고,

타격하며

열망의 홀씨를 표출한다.


매끈한 길이 없었던

미련스럽게 울퉁불퉁한 표면을

거슬러 올라온 나는

후회와 좌절을 돌려받았다.


나의 열정은

순식간에 누군가의 치적으로 변형되었고,

무용한 존재라는 암울함과 싸우기 위해

나는 캔버스를 긁고

꾸역꾸역 책을 삼켰다.


지나온 길이 남긴 흔적은

치유되지 못한 채

겹겹이 쌓였다.


그냥 그렇게

이대로,

술을 심킨다.

마음의 흔적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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