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에 부치는 작가의 글
나무, 다른 시작
가을 나무는 잎을 떠나보낸다.
겨울나무는 추위를 맞는다.
봄 나무는 싹을 품는다.
여름 나무는 잎을 펼친다.
나의 나무는 그리움을 보내고 슬픔과 결합한다.
나의 나무는 오늘을 떠나 내일로 걸어간다.
나의 나무는 방 안 구석에서 무성히 자랄 잎을 꿈꾼다.
나의 나무는 어두운 침묵 속에서 확산을 기다린다.
나의 나무는 녹슬면서도 자라난다.
나의 나무는 한 생을 벗고 또 다른 생으로 스며든다.
나무는 걸어온 시간이다.
나무는 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그 나무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