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아끼는 작은 선택들
나는 환경운동가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환경을 지키고 싶은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분명하다.
사전에서도 말하듯, 환경운동가는 ‘환경운동에 힘쓰는 사람’,
환경지킴이는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사실, 우리 모두가 환경지킴이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길에 버려진 쓰레기, 농로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폐비닐,
파도에 떠밀려 온 바닷가의 부유물들...
그 풍경을 마주할 때마다
자연이 조용히 보내는 신호 같아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건축 폐기물도 문제다.
우리 시골집을 헐고 새 집을 지을 때,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만 몇백만 원이 들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저 많은 것들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사라질까,
그리고 지구에는 또 어떤 상처를 남길까 하는 걱정이 깊었다.
그 과정에서 하나 알게 된 게 있다.
목재나 돌은 다시 쓸 수 있지만
시멘트나 슬레이트는 재활용조차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 후로 나는 조용한 원칙 하나를 세웠다.
정원을 꾸밀 때는 재활용이 되거나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들만 쓰자고.
그 다짐은 지금까지도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 집 정원에서 시멘트 사용이 ‘제로’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일이 좀 더디고 힘들 때도 많지만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자연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그 길을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
시멘트 없이 돌탑을 쌓고,
벽돌만으로 텃밭의 틀을 만드는 일이
대단한 실천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 결국 하나의 길이 되고,
그 길이 자연에게 잠시 쉬어갈 틈을 줄 수도 있다고 믿는다.
환경을 지킨다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내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환경지킴이’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