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바느질의 기쁨
한 달에 한 번, 도서관에서 모여 바느질을 한다.
이번에 만든 건 따뜻한 기모 면으로 된 긴팔 원피스.
일본을 다녀오느라 개인레슨까지 받으며 완성한 작품인데, 막상 입어보니 사이즈도 잘 맞고 색감도 차분하고, 무엇보다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촉감이 참 좋다.
코트 속에 입고 겨울바람을 걸어도 포근하게 나를 지켜줄 것 같은 옷이다.
생각해 보면, 이 나이에
‘내 옷을 내가 지어 입는다’는 건
참 뜻밖의 일이다.
처음엔 그저 작은 소품이나 한 번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평생학습 문을 두드렸을 뿐인데, 어느새 나는 옷 한 벌을 뚝딱 완성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그 시작엔 우연처럼 찾아온 인연이 있었다.
미싱 직선박기도 버거워 허둥대던 시절,
삼계도서관 독서모임에서 가까이 지내던 리더가
어느 날 바느질반 강사가 된 것이다.
그날 이후 우리의 시간은 더 가까워졌고,
그 덕분에 나는 정원일 다음으로 바느질을 좋아하게 되었다.
바느질하다가 막히면
“민경샘, 상침은 주머니 쪽이 맞죠?” 하고
툭 던질 수 있고,
영상으로 문제를 바로바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살아가며 누리는 소소한 복 중 하나다.
아직 혼자 패턴을 뜨고 재단을 척척 해낼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함께라면 천천히 따라갈 수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바느질 동아리에 들어갔고,
대여섯 명이 둘러앉아 수다와 웃음 사이로 한 땀씩 옷을 완성하고 있다.
회원들 마음도 같은지, 모두들 이 시간에 깊이 만족해한다.
이번 원피스를 끝으로 올해 수업은 마무리했다.
종강식 대신, 올 한 해 고마웠다는 마음으로
나이 든 내가 점심을 쐈다.
그러자 누군가 “1월에도 한번 봐요.
밥 먹고 차 한 잔 하면서 내년 계획도 세워요” 하자
모두들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만큼이나 다들 이 바느질 동아리가 좋은가 보다.
참 따뜻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온기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나는
참 복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