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은 정원을 꿈꾸며

by 꼼지 나숙자

요가 동작을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여행을 하다가도

산책을 하다가도

나는 자꾸만 내가 가꾸고 싶은 정원을 생각한다.

끊임없이 떠올리고, 기록하고, 고쳐 본다.

나를 닮은 정원,

내 스타일의 정원,

나만의 색깔과 고유성을 지닌

지속 가능한 정원.

그것이 내가 꿈꾸는 정원이다.


지난날, 내가 수학교사로 살 때도 그랬다.

청소를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산행을 할 때도

늘 수학을 생각했다.

나만의 수학 교수법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썼고,

그 기록이 ‘친절한 수학…’ 시리즈가 되었다.

그로 인해 수학에 대한 접근법의 노선이

달라졌다는 평도 들었다.


이제는 그만한 열정을

기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나이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


내 생각대로 나무 한 그루 심고,

내 마음으로 글판 하나 달며

내 식대로 정원을 꾸미다 보면

지구 한 모퉁이가

조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욕심인지, 의욕인지 모를 무언가가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말을

깊이 공감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연스러운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알 수 없는 미래를 크게 염두에 두지 말고

오늘 하루만 생각하기로 한다.


‘하느님이 허락하신다면’이라는

가정법을 마음에 품고

Let it be.

그렇게 흘려보내는 오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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