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나무

by 홍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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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공간 속 낯선 공기의 흐름. 사계절이 아닌 여러 겹의 계절을 느껴보고자 합니다. 여행지의 시공을 짧은 글로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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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산하

여행을 하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호흡이 짧고 간격이 넓은 글을 쓰고 싶어 시 비슷한 걸 씁니다. 언어를 고르고 마음을 조율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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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나무


몇 문장을 지우고 아침을 시작한다. 마침 괜찮은 걸음이 지나간다. 사랑한다고 말했던 너였다. 시작된 것은 연약했고, 그때마다 새로운 식물이 자란다.


- 식물은 늙지 않아


늙은 얼굴을 하고 네가 말했다. 죽고 싶을 땐 죽음을 연습해, 라고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몇 문장을 지우고 아침을 시작한다. 금세 식었고, 식물은 늙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오지 않는 밤에 대해 이야기한다. 빌려둔 일들을 불러 모은다. 식물은 나무로 조금 더 자랐을 것이다. 나무에게서 어제의 그늘 냄새가 났다.


(2015, 바릴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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