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미가 Mar 05. 2018

유려한 여름날






유려한 여름날 

 

한낮의 말을


내 어깨에 살포시 놓고


뒤돌아섰을 때


얇게 불행해졌어요


기쁜 채 넘어졌어요

“위로에 대해선 잘 알지,”


자꾸 여름 같은 말을 쏟아내고


나는 자꾸 나무의 향기를 훔칩니다


우는 나는, 울고 있는 나를 잘 알아요


울음이 없는 수평선은


표정을 서툴게 한다는 것도요


아무도 오지 않는 날엔


비로소 흔한 슬픔에 기대어 있습니다


(2014, 괌)



:부서지는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은 위로라는 걸 알았던 순간이다. 마음이 없는 위로는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또 모든 걸 안다는 듯한 위로는 더 마음을 다치게 한다는 것을. 진심을 다한 위로가 필요했다. 그때는 여름 다음, 여름이었다.









박산하

여행을 하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호흡이 짧고 간격이 넓은 글을 쓰고 싶어 시 비슷한 걸 씁니다. 언어를 고르고 마음을 조율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미가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