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속삭임을 듣다

by 코난의 서재

삶의 어느 한순간, 우리는 마치 조용한 강물 아래에 가라앉은 돌멩이처럼 자신의 욕구와 바람을 묻어두고 살아갑니다. 매일의 일상이 반복되고, 해야 할 일들에 밀려 우리의 진짜 마음은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현실적'이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성장'이라 부르지만, 정작 내 안에서 잠자고 있던 작은 목소리는 이렇게 속삭입니다. "나는 정말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일까?"


어느 날, 내 마음 한구석에서 길 잃은 듯 떠도는 감정들을 마주할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마치 오래된 상자를 열어 보는 것처럼요. 그 안엔 어릴 적 꿈꾸던 것들, 한때 두근거리게 했던 기억들, 그리고 언젠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지만 잊고 지냈던 바람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 상자는 무겁기도 했지만, 동시에 따뜻했습니다. 그 속에서 잊혀진 줄만 알았던 '나'를 발견한 순간, 나는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삶이란, 어쩌면 저마다의 마음 깊숙이 이미 답을 품고 있다는 것을요.


욕구와 바람은 비밀스럽게 우리의 마음 어딘가에서 쉼 없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겨울 속에 숨은 새싹과도 같습니다. 아직 차가운 땅 아래 있지만, 언젠가 따스한 햇살을 만나면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의 내면도 그렇습니다. 멈춰 서서 들여다보고, 어루만져 줄 때 그 새싹은 비로소 얼굴을 내밉니다.


물론, 잊고 지냈던 욕구를 꺼내는 일은 때로 두렵습니다. 누군가는 과거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누군가는 지금의 삶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욕구는 결코 우리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일부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너무 바빠 잊고 지냈던 것뿐입니다.


삶은 멀리 떠나는 여행이라기보다는 가까운 곳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여정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삶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며, 나의 욕구와 바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마지막으로, 오늘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기록해 둡니다. 그 목소리는 아직 작고 불확실하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길을 밝혀줄 등불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천천히, 묻어 두었던 내 욕구와 바람이 햇살 아래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립니다. 나의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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