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딸램의 고3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식장에서 학사모를 쓴 딸램을 보며 문득 나의 스무 살이 떠올랐다. 그 나이의 나는 세상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커녕, 하루하루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기억이 난다. 꿈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멀게 느껴졌고, 스스로를 믿는 법도 잘 몰랐던 나였다. 그런데 내 딸램은 벌써 스스로의 길을 찾아 걸어가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이 참 대견하고, 또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딸램은 학창 시절 내내 크고 작은 고민과 도전을 혼자서, 그리고 때로는 우리와 함께 헤쳐 나갔다.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밤새 이야기하던 날들, 예상치 못한 실패에도 다시 일어섰던 순간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딸램은 흔들리면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딸램이 가진 그 단단함이 어쩌면 나보다 훨씬 더 깊은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스무 살과 비교하면 그녀는 이미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점에서 어른다운 모습이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딸램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엄마, 내가 앞으로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저런 것도 배워보고 싶어." 그 말을 들으며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 나의 스무 살엔 이런 꿈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용기도, 그것을 계획으로 구체화할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딸램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이 한편으로는 자랑스럽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아이의 성장 속에서 내가 몰랐던 내 부족함도 보이지만, 동시에 내가 걸어온 길과 그녀가 걸어갈 길이 겹쳐지는 지점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딸램의 졸업식은 단지 학창 시절의 끝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내가 그녀를 응원하며 함께 걸어갈 수 있음이 참 감사하다.
딸램의 어른스러움은 그녀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녀의 성장은 곧 나와 우리 가족 모두의 성장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이야기이다. 딸램이 보여준 용기와 계획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한 발짝 더 성장할 힘을 얻는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키워가며 살아가는 것이 가족이라는 걸 새삼 느끼는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