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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백조였다

by 코난의 서재

어릴 때 나는 ‘유별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혼자서 이야기 지어내기를 좋아했고, 일기장을 빼곡히 채우며 감정을 글로 풀어냈다. 친구들이 만화책을 보며 즐거워할 때, 나는 한 문장을 곱씹으며 울컥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나는 종종 ‘이상한 애’로 취급받았다.

"그렇게 감성적이면 어떻게 사회생활할래?"
"남들처럼 평범하게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해."

가족들도, 선생님도 내 감수성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나도 점점 ‘내가 뭔가 이상한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성인이 되고, 일을 하게 되었다. 늘 사회에서는 논리적이고 효율적인 사고가 필수였다. 보고서를 쓸 때도 감정보다는 데이터가 중요했다. 나는 점점 더 ‘나’다운 면을 감춰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글을 쓰는 카페에서 어떤 분이 내게 댓글을 달아주셨다.

" 예전부터 느꼈는데 님의 글을 읽으면 왠지 힘이 납니다. 내 옆에서 토닥토닥해주시는거 같아서 감사했어요."

뜻밖의 말이었다. 나는 그동안 나를 숨기느라 바빴는데, 내 ‘있는 그대로의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었다. 나는 애초에 백조였다. 다만, 오리들 사이에서 자라다 보니 스스로를 틀린 존재라고 착각했던 것뿐이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에게 맞는 환경이 있다.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애쓰며 살아가기보다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러니 혹시 지금 미운 오리 새끼 같은 기분이 든다면, 기억하자.

당신은 틀린 게 아니라, 아직 백조가 될 무리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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