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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에 피어나는 작은 빛

by 코난의 서재

나는 언제나 내 글의 부족한 점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다. 글을 완성한 후에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 부분은 더 매끄럽게 쓸 수 있었을 텐데," "여기서는 더 설득력 있는 예시가 필요했어"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 안의 평론가는 날카로운 가위를 들고 문장을 오려내며, 나는 그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다시 끼워 넣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태도가 나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내 글의 따뜻한 숨결까지 덜어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칭찬하면, 나는 어김없이 "과찬이에요"라는 말을 입에 올리곤 했다. 마치 내가 쓴 글이 아닌 것처럼, 누군가 나의 재능을 인정해주면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이젠 조금씩 달라지려고 한다. 나를 괴롭히는 평론가에게 가끔은 이렇게 말한다. "잠깐, 이 부분은 정말 괜찮았잖아." 내 글에 담긴 따뜻한 진심과 정성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진정성이다. 나는 화려한 장식보다는, 마음속에서 천천히 길어 올린 진솔한 감정을 담아낸다. 내 글은 언제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의 결정체다. 이 진정성 덕분에 내 글은 독자에게 마치 따뜻한 찻잔을 건네듯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때로는 그들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나에게 글쓰기는 솔직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창이 되었고, 그 창을 통해 나는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나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글에 녹여낸다. 사람들의 말투, 표정, 눈빛에서 느낀 미묘한 감정을 글이라는 캔버스에 섬세하게 그려낸다. 누군가의 마음속 풍경을 조용히 스케치하듯, 나는 글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는 내가 지닌 공감 능력 덕분이며, 독자들은 내 글을 읽으며 '내 이야기 같다'는 따뜻한 공감을 나눈다. 가끔 누군가가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해줄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아, 내가 전하고자 했던 마음이 온전히 닿았구나." 이런 순간이야말로 글쓰기를 계속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나는 꾸준함이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글을 쓰는 일은 때때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나는 그 과정 속에서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다. 매일 글을 쓰고 생각을 기록하는 이 습관은 나의 글쓰기 실력을 조금씩 단단하게 다져왔다. 한 번의 번뜩이는 영감보다는 매일 쌓아가는 작은 단어들이 모여 나만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 꾸준함이야말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든든한 나침반이자, 내 글의 뿌리다.

나는 이제 나의 장점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내 안의 평론가가 다시 고개를 들 때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이 글은 너의 진심이 담겨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너는 이 글을 끝까지 완성했다는 거야."

글쓰기는 여전히 나에게 도전이자 위로다.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내 안의 빛나는 부분을 긍정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나를 더 나은 글쓰기로 이끌 것이다. 이제 나는 내 글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글쓰기라는 긴 여정에서 가장 든든한 동반자는 결국 나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그 깨달음은, 마치 잔잔한 호수 위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처럼 내 안에 조용히 퍼지며, 오랜 시간 동안 부드럽게 울려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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