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며

by 코난의 서재

겨울이 끝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겨울이 가지 않기를 바라며, 늘 미루어두었던 것들이 떠오른다. 차가운 공기가 내 피부에 닿는 그 순간, 나는 겨울이 가진 특별한 무게와 고요를 더 깊이 느끼고 싶다.


아직 어두운 새벽,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가 채 녹지 않은 길을 걸으며 겨울의 고요를 만끽해보고 싶다. 추위를 무릅쓰고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내 숨결이 하얗게 퍼지는 그 순간, 겨울이 주는 낭만이 가슴 깊이 스며들 것 같다. 그리고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신 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글을 써보는 것. 창밖으로 보이는 희미한 햇살 아래서 소소한 일상이나 겨울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며, 이 계절의 따뜻한 흔적을 간직하고 싶다.


눈 덮인 산길을 걸으며 자연이 숨겨둔 겨울의 모습을 만나고, 가족들과 함께 겨울밤의 별을 바라보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맑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자리를 찾으며 나누는 소소한 대화는 추위 속에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겨울은 단순히 추운 계절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순간들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계절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겨울은 그저 이런 활동들로만 채워지는 계절이 아니다. 겨울은 우리 주변에 많은 것을 숨긴다. 땅 속 깊은 곳에, 나뭇가지 끝에,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감춰진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눈이 내릴 때 나는 작은 소리, 얼음이 녹아내리며 땅에 스며드는 소리, 매서운 바람이 남기는 고요한 쉼표 같은 소리들. 겨울은 소리를 가장 잘 간직한 계절이기에, 귀를 기울이면 겨울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순간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겨울의 빛. 여름처럼 강렬하지 않고 가을처럼 낭만적이지 않지만, 은은하게 스며드는 겨울의 빛은 모든 것에 투명함을 더해 준다. 얼음 위로 빛나는 햇살, 눈 속에서 반짝이는 달빛, 차가운 유리창에 반사된 아침 빛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겨울이 주는 소소한 호사다.


추위도 이 계절만의 감각이다. 손끝이 시리고 볼이 얼얼해지는 순간에도 그 안에 숨은 생동감을 느껴보고 싶다. 겨울을 온몸으로 맞아들이며 이 계절의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도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또한 겨울은 사람들에게도 고유의 풍경을 만들어준다. 커피숍 창가에 앉아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 추위를 피해 옷깃을 여미고 길을 걷는 모습, 눈을 굴리며 환히 웃는 아이들. 그런 순간들을 글이나 사진으로 담아내며, 겨울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해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겨울이 끝나갈 때 느껴지는 아쉬움보다는 돌아올 겨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계절을 더 깊이 느껴보고 싶다. 겨울은 끝나면 다시 온다. 그 순환 속에서 매번 새롭게 발견되는 감각과 이야기가 이 계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겨울은 단지 추운 계절이 아니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겨울이 끝나기 전에, 이 모든 순간을 깊이 담아두고 싶다. 봄이 찾아왔을 때, 따뜻한 햇살 아래서 이 겨울의 특별했던 기억들을 꺼내어 그리워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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