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패, 그리고 얻은 교훈

by 코난의 서재

며칠 전, 시 한 편을 완성하고 흡족한 마음으로 브런치북에 업로드하려 했다. 하지만 막상 ‘발행하기’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무언가 걸렸다.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니 문장이 너무 직설적이었다. 감정을 충분히 담아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니 오히려 독자가 느낄 틈이 없을 정도로 단정적인 표현들이 많았다.

"이렇게까지 설명해야 할까?"

"조금 더 숨을 곳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내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에만 몰두했고, 정작 읽는 이가 그 감정을 천천히 따라갈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기는 것을 잊고 있었다. 결국 글을 업로드하지 않고, 한 발짝 물러나 다시 다듬었다. 불필요한 문장을 덜어내고, 너무 직접적인 표현들은 부드럽게 바꾸고, 마지막 문장은 여운이 남도록 다시 써보았다.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보니 한층 더 자연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애초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 감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정작 내 조급함이 그 감정을 밀어붙이고 있었던 셈이다.

이 작은 실패에서 얻은 교훈은 "때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시간도 필요하다" 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은 나의 이야기이지만, 결국 그것을 읽고 느끼는 건 독자의 몫이니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조금은 비워두는 용기를 가지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글뿐만이 아니라 삶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많다. 모든 걸 설명하려 하다가 오히려 감정이 흐려질 때,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다가 중요한 걸 놓칠 때,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려다 정작 중요한 걸 놓칠 때.

그날의 경험 덕분에 나는 글을 쓸 때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려 한다. 완벽한 문장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느낄 수 있는 문장을 쓰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

그렇게 나는 오늘도 천천히, 다시 한 번 글을 다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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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그제야 알았다.

엄마가 왜 밥을 꼭꼭 씹어 넘기며

뜨거운 국을 후후 불던지,

왜 나보다 한참 전에 잠들었다고 생각한 엄마가

늘 나보다 먼저 깨어 있었던 건지.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그제야 알았다.

어린 날, 감기 걸려 밤새 뒤척이던 내 머리맡에서

엄마가 얼마나 오랫동안 내 숨소리를 세고 있었는지.

아플 땐 병원보다

엄마 손이 먼저였던 이유를.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그제야 알았다.

소리 없이 방을 정리하고,

늘어진 가방 끈을 매만지며

그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을 아이의 시간을

조용히 바라보는 마음을.

엄마가 되기 전엔 몰랐다.

그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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