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였을까.
내가 입고 있는 삶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 건.
분명 나였는데, 꼭 누군가의 모습 같기도 하고
익숙하지만 왠지 모르게 어깨가 무거운 옷처럼 느껴지던 나날들.
살아오며 참 많은 이름으로 불려왔다.
누군가의 딸로, 엄마로, 선생님으로,
언제나 '무엇'이어야 했고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았다.
그런 내가
조용히 나를 다시 불러보게 된 건
아마도 마음 한 켠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던
작고 미약한 속삭임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너는 지금, 괜찮니?”
그 물음 앞에서
나는 천천히 내 안을 들여다보았다.
무엇이 나를 지치게 했는지,
무엇이 나를 기쁘게 했는지,
잊고 지낸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답을 빨리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가볍게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래서 오늘,
작은 다짐을 하나 적어본다.
이제는 내 마음이 향하는 쪽으로 걸어가보자.
조금 느려도 괜찮고, 가끔 멈춰서도 괜찮으니까.
다른 누군가의 시선이 아닌
내 안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보자고.
어쩌면 지금의 이 다짐은
아주 조용한 출발일지도 모르지만,
이 조용함이 내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어 줄 거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조용히 미소 지을 수 있기를.
“그때의 나는 참 잘해보려 했고,
그 다짐 덕분에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