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일어난다. 우리는 그 사실을 믿어야 한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한동안 눈을 감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마음 한편이 조용히 움직였다.
‘기적을 믿는 일’은 어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에도 그 안에 빛날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글을 쓰고 있다. 누군가는 그걸 ‘작가의 꿈’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내게 글쓰기는 그저 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조용한 대화에 가깝다. 일상의 한 조각, 마음의 굴곡, 그리고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상처 같은 것들이 단어가 되어 내 손끝으로 흘러나올 때,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한다.
하지만 그 글들이 세상에 닿을 수 있을까? 누군가의 눈에 띌 수 있을까?
출판, 베스트셀러, 독자와의 만남—그 모든 것이 마치 다른 행성의 일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스포트라이트 속 조앤 K. 롤링이나, 트렁크에 책을 싣고 다녔던 웨인 다이어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더욱. 그들은 정말 용감했고, 끝까지 믿었고, 결국 기적을 마주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매일 조용히 쓰고 지운다. 누군가 볼까 두려워 숨기고, 누군가 안 봐줄까 불안해 멈춘다. 기적은 믿는 자에게 온다지만, 나는 그 믿음조차 온전히 지켜내지 못한 날이 더 많았다. 아마 그래서 기적은 멀게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이 생각이 스쳤다.
"기적은 믿은 자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믿으려 애쓴 자에게도 온다."
믿고 싶어서 애쓴 하루, 글을 쓰며 울컥했던 순간, 누군가의 글에 조용히 위로받고 다짐했던 밤들—그 모든 것이 기적의 씨앗은 아닐까?
기적은 거대한 출판 계약서의 도장 위에만 있지 않다.
때로는, 단 한 사람에게 "당신 글이 좋았어요"라는 한 마디로 찾아오기도 한다.
아무리 봐도 어설픈 초고를 붙잡고 다시 한 줄을 고쳐 쓰는 밤,
그 밤을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도 기적은 조용히 다가온다.
믿음과 끈기.
어쩌면 기적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