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여백에 시를 새기다

by 코난의 서재

살면서 어떤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붙어 있게 된다.
책갈피 속 시 한 줄,
누군가 건넨 짧은 메모,
혹은 아무 말도 없이 날 감싸준 문장.

그 문장들이 내 마음의 여백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고,
언젠가부터 나도 그런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향한 고백도,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꺼낼 수 있었던 말들도.

처음엔 조용히 끄적인 메모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글들이 나의 하루를 담기 시작했고
마음속에서 자라났다.


지금은, 그 글들이 한 권의 시집으로 묶이는 중이다.
제목은 『오늘도, 엄마합니다』.

아이를 품기 전부터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이,
아이를 품은 이후 삶의 무게와 함께 더 깊어졌고,
그 말들이 6월, 조용히 세상에 말을 걸 준비를 하고 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견디고 웃고 애써온 시간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의 결을
한 줄 한 줄 눌러 담았다.


여백이 꼭 필요했던 어느 날,
내가 먼저 시에게서 위로받았던 것처럼
이 시집이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숨구멍처럼 닿아주길 바란다.

나는 여전히 오늘도,
냉장고 옆에, 핸드폰 메모장에,
가끔은 마음의 구석에
시 한 줄을 붙이며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하루 끝에 시 한 줄쯤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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