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의 이름을 지키는 일

by 코난의 서재

무명의 그림자 속에서
한 줄의 시가 피어났다


누구도 보지 못한 작은 떨림에
나는 조심스레 이름을 붙였다


그건 내 마음이 세상에 남긴
가장 조용한 증언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다가와
당당히 속삭였다
“이건, 이제 내 것이야.”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수많은 밤들을 떠올렸다
쓰다 지운 문장들,
삼킨 말들,
손끝에 닿았던 진심들


잊히는 것도 괴롭지만
도둑맞는 건 더 아프다


창작이란,
세상에 없던 마음을
조금씩 꺼내어
숨결을 불어넣는 일


그 숨결엔
작은 떨림, 고요한 분투,
그리고 창작자의 이름이 깃들어 있다


그 이름이 지워지지 않기를
그 마음이 훔쳐지지 않기를


내가 꺼낸 것들이
나의 것이라 말할 수 있기를
누군가의 이름 뒤에
가려지지 않기를


창작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상에선
아무도 감히 마음을 꺼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 조용한 숨결들 위에
하나의 이름을 남긴다


그 이름을 지켜내는 일이
곧,
저작권이라는 또 하나의 숨결로
창작의 존엄을 밝혀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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