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아이의 첫걸음을 지켜보던 날이 있었다.
기울어질 듯 위태롭다가도
두 발을 딛고 똑바로 서는 그 모습에
나는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 뒤로도 나는 같은 자리에서
아이의 작은 변화를 바라보았다.
처음 혼자 신발을 신고,
처음 글자를 따라 쓰고,
처음 친구를 사귀고,
처음 세상의 벽을 마주할 때까지.
그러다 문득,
아이의 발자국이 멀어진 걸 깨닫는다.
이제는 나를 찾지 않고,
혼자 결정을 내리고,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간다.
엄마의 자리는 어디일까.
늘 함께 걷던 그 자리인가,
아이가 달려가는 길 끝인가.
하지만 생각해 본다.
엄마의 자리는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일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 때,
기댈 수 있는 나무처럼.
달리다 지쳤을 때,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쉼터처럼.
어디든, 언제든,
필요할 때 아이가 머물 수 있는 곳.
그게 엄마의 자리라면,
나는 기꺼이,
한 걸음 물러서서 그 자리를 지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