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기도 전에
내 하루는 먼저 깨어난다.
불을 켜고, 물을 끓이고,
조용히 아이의 이불을 걷어 올린다.
“엄마, 다녀올게!”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남겨진 찻잔 하나.
방금 전까지 북적이던 집이
순식간에 고요해진다.
그제야 거울을 본다.
어디서부터 이 얼굴에
익숙한 피로가 깃들었을까.
손끝에는 여전히
아이의 온기가 남아 있는데.
식탁 위,
옷걸이에 걸린 교복,
소파 위 던져진 가방.
이 집은 늘
엄마의 흔적으로 채워지지만
때로는 나만 비워진 것만 같다.
그러다 저녁이 오면
다시 불이 켜지고,
"엄마, 밥 뭐야?"
"엄마, 이것 좀 봐봐."
쏟아지는 말들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익숙한 대답을 한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끝없는 하루를 살아가지만,
언젠가 이 소란스러움마저
그리워질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엄마를 한다.
소란을 맞이하고,
고요를 견디고,
사랑을 쌓아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