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표지가 살짝 밀려나왔을 때, 내가 배운 것

by 코난의 서재

이번 한 달,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출판사로부터 받은 한 통의 메일에서 시작됐다.
제목은 단순했지만, 내용을 읽는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인쇄 과정에서 뒤표지가 살짝 밀려나온 부분이 발견되었고,
이를 홍보나 서평 이벤트 등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는 것이었다.

한동안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봤다.
독자가 보면 ‘파본인가?’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하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책이 세상에 나오는 건 한 번뿐이고, 그 첫인상은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으니까.

나는 감정을 꾹 눌러 담고 답장을 썼다.
단어 하나하나를 고르며, 저자로서의 바람과 책임을 최대한 차분하게 전했다.
“가능하다면, 완벽에 조금 더 가까운 상태로 독자와 만나고 싶습니다.”

며칠 뒤, 출판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홍보로 보완하는 대신, 표지를 전량 다시 인쇄해 교체하겠습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안도감과 감사함이 함께 밀려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의 당황스러움을 잘 다스리며 대처한 나 자신이 조금 자랑스러웠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는 길에는 글과 종이만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는 마음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나 또한 한층 단단해지고 있었다.

곧, 이렇게 다시 단정히 빛을 입은 나의 첫 종이 시집
**『오늘도, 엄마합니다』**가 독자와 만나게 된다.
이 책이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위로와 미소로 번져가길, 오늘도 조용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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