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남은 세 단어

by 코난의 서재

한 주를 마무리하며 문득 멈춰 섭니다. 숨을 골라보니 제 안에 잔상처럼 남아있는 세 단어가 떠오릅니다.

‘부족함’, ‘따뜻함’, 그리고 ‘중간’.

왜 이 세 단어가 기억 속에 남았을까? 하나씩 되물어 봅니다.

첫째, '부족함'

왜 이번 주 나는 유독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을까?

어쩌면 내 마음속 기준은 여전히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는 강박에 머물러 있었던 건 아닐까.

조금 더 잘 말했어야 했는데, 조금 더 준비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들이 자꾸 날 따라왔다.

그 부족함은 때로 실망으로, 때로 조용한 부끄러움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 부족함을 느끼는 감각 자체가 나를 성장시키는 건 아닐까?

‘부족하다’는 말은, ‘아직’이라는 희망과 맞닿아 있다는 걸, 나는 왜 자꾸 잊을까.

둘째, '따뜻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 머문 또 하나의 단어는 ‘따뜻함’이다.

누군가의 짧은 메시지 한 줄, 아무 조건 없이 건넨 말 한마디가

생각보다 깊고 오래 내 안을 데우고 있었다.

"그럴 수도 있죠, 괜찮아요."

"그렇게 애쓰셨다니, 충분히 잘하신 거예요."

이런 말들은 진심일수록 작게 들리고, 작게 들릴수록 오래 남는다.

나는 이번 주, 따뜻한 사람들에게 빚을 지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을까, 혹은 될 수 있을까?

그 물음이 스스로를 다시 세우게 했다.

셋째, '중간'

무엇을 시작하기엔 늦은 것 같고,

무엇을 마무리하기엔 너무 이른,

그 어중간한 ‘중간’의 감각이 이번 주 내내 나를 감쌌다.

왜 나는 자꾸 무언가 ‘정해져야만’ 안심이 되는 걸까?

흔들리는 시간, 불확실한 과정도 그 자체로 의미일 텐데.

마치 배가 목적지에 도착하진 않았지만, 항로 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처럼.

삶도 그런 중간의 순간들이 쌓여 완성되는 거라면,

지금 이 애매하고 애틋한 순간도 언젠가 돌아보면 단단한 조각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이번 주, 나는 부족했고, 그 부족함을 따뜻함으로 감쌌고,

그 모든 감정이 중간 어디쯤에 머무른 채 나를 흔들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묻는다.

이 흔들림은 무엇을 향한 준비일까?

이 따뜻함은 누구에게로 흘러갈까?

이 부족함은 어떤 성장을 이끌어낼까?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나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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