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끝날 때면,
저는 달력의 마지막 칸에 작은 표시를 남깁니다.
예전엔 체크표시나 단순한 동그라미였는데,
이번 달은 하트를 그렸습니다.
“이번 달도 글과 함께 잘 살아냈다”는
저만의 은밀한 도장이죠.
이번 달 글쓰기는…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매일 쓰자고 다짐했지만,
어떤 날은 단 한 줄도 쓰지 못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루를 흘려보냈습니다.
그럴 땐 ‘왜 오늘은 쓰지 못했을까’
살짝 후회가 고개를 들었죠.
그런데 며칠 뒤, 다시 펜을 잡으면
그 공백마저도 하나의 이야기 재료가 되어 있더군요.
어떤 날은 단어들이 먼저 저를 찾아왔습니다.
길을 걷다 문득 스친 바람,
마트 진열대에서 만난 제철 과일의 냄새,
누군가와 나눈 짧은 대화 한 줄.
그 순간들은 제 손목을 살짝 당기며 말했습니다.
“지금 써. 이건 놓치면 안 돼.”
반대로,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땐 억지로라도 앉았습니다.
머릿속이 백지처럼 비어 있어도,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단 뭐라도 쓰자.’
그렇게 시작한 한 줄이
오히려 제 마음을 풀어준 날도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한 달간의 기록은
그냥 글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제 마음의 지도였어요.
기쁨이 머물던 곳,
슬픔이 숨었던 골목,
잠시 머뭇거렸던 길목,
두 팔 벌려 달려간 순간들.
모두 그 안에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잘 쓰는 글’보다 중요한 건 ‘오래 쓰는 글’이라는 걸.
글이 꼭 멋지지 않아도 됩니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건넨 한 줄이
미래의 나를 웃게 만든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다음 달 글쓰기는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합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더 느슨하게.
때론 나를 웃기고, 때론 나를 울리는 글을.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글과 나 사이에 부드러운 여백이 생기길 바라며.
한 달 동안 쌓인 문장들이 책상 위에 조용히 누워 있습니다.
저는 그 위에 손바닥을 얹습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이번 달, 수고했어.
다음 달에도 우리… 다시 만나자.”
그 마음 담아 짧게 한달글쓰기 5행시 남겨봅니다
한 줄씩 쌓인 마음의 기록이
달 끝에서 나를 토닥인다
글이 때론 나를 울리고, 웃기고
쓰는 동안 나는 조금 더 나다워지고
기억 속 오늘들이 문장이 되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