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쉰다’는 걸 단순히 누워 있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하루를 보낸 다음 날은 몸은 쉬었는데 마음은 더 무거웠다.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고, 해야 할 일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그때 깨달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꼭 쉰 건 아니구나.
내가 잘 쉬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오히려 작은 행동 속에서 찾아온다.
책상 위에 흩어진 메모지를 정리하고, 좋아하는 커피 향을 천천히 들이마시는 시간.
해가 기울 무렵 동네를 한 바퀴 걷다가 바람이 볼을 스칠 때.
그 짧은 순간, 나는 나를 향해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세상과 나 사이에 얇은 막을 두르고, 온전히 나에게만 귀 기울이는 것.
그게 내가 말하는 ‘잘 쉰다’는 상태다.
예전에는 ‘쉰다’고 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누군가의 기대를 맞추려 긴장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달려야지” 같은 다짐이 따라붙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쉼은 내일을 위한 예행연습이 아니라 오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라는 것을.
잘 쉰 하루는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쉼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내 곁의 사람들에게도 전해지는 숨결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