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는 날, 달력도 함께 마지막 칸을 채운다.
8월 31일이라는 숫자를 보는 순간, 괜히 마음이 한 번 멈칫한다.
뜨거웠던 햇살, 덥다고 투덜거리던 날들, 그럼에도 웃고 떠들던 장면들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여름은 언제나 정신없이 흘러가는데, 막상 마지막 날이 되면 조금 붙잡고 싶어진다.
하지만 계절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바람은 이미 달라져 있고, 저녁의 빛은 조금 더 길게 늘어져 있다.
아, 이제 정말 가을이 오는구나.
8월의 끝에서야 나는 늘 같은 깨달음을 한다.
놓아야 새로운 걸 맞을 수 있다는 것.
아쉬움도, 미련도 그대로 둔 채, 그냥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것.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말해본다.
“잘 가, 여름. 고마웠어.
어서 와, 가을. 기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