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어쩌지' 에 사로잡힌 나

by 코난의 서재

나는 늘 ‘그러면 어쩌지?’라는 말에 사로잡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마음은 이미 수십 번의 재난을 겪은 듯 무겁다.

밤이 깊어질수록 그 생각은 더 커져, 머리 위에 도끼가 매달려 있는 듯 나를 옭아맨다.


작년 5월, 내 삶에는 두 개의 큰 파도가 동시에 밀려왔다.

아버지의 위암 선고, 그리고 곧이어 찾아온 사기 피해.

한쪽으로만 기울어도 버거웠을 텐데, 두 무게가 한꺼번에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숨이 막히고, 금세 무너져버릴 것 같은 시간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년 반이 흘렀다.

솔직히, 어떻게 버텨왔는지 모르겠다.

걱정은 줄어들기는커녕 더 겹겹이 쌓여, 오늘 하루마저 짓누른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닥치면 어쩌지?”

그 물음표는 늘 따라다니며 나를 지치게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나는 여전히 여기 있다.

쓰러질 것만 같았던 순간들을 어떻게든 지나왔고, 여전히 살아내고 있다.

돌아보면, 내가 밤새 붙잡고 있던 걱정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실 속의 나는 상상 속 불안보다 훨씬 단단했다.

그래서 오늘은 작은 연습을 해보려 한다.

내일의 불안을 앞당겨 품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을 붙드는 일.

따뜻한 커피 한 잔, 창밖을 스치는 바람, 가족의 짧은 한마디.

그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 결국 나를 버티게 한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물론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그러면 어쩌지?’라는 불안에 흔들린다.

그럴 때마다 다짐한다. “이제 걱정하지 말자. 현재에 머물자.”

하지만 마음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기도한다.

매일, 매 순간, 불안이 엄습할 때마다

“지금 이 순간을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만큼은, 걱정 대신 숨결과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

그 반복 속에서 나는 조금씩 버티고,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낸다.

아마 앞으로도 수없이 “그러면 어쩌지?”라는 질문에 흔들릴 것이다.

러나 이제 나는 안다.

그 물음표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살아내고 있고,

때로는 기도가, 때로는 아주 작은 일상이 나를 지금으로 이끌어 준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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