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에서 시작된 작은 호기심이었다.
2년 반 전, 나는 1년에 열 번도 넘게 일본을 다녔다. 여행은 즐거웠지만 현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늘 남았다. 간단한 인사조차 영어나 손짓에 의존해야 했던 순간들. 그래서 ‘일본어를 배워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딸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하루 10분, 히라가나 하나씩 외우는 단순한 습관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곧 모녀만의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서로 퀴즈를 내주며 웃고, 배운 인사말을 일상에 써보며 격려했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어짐 속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 작은 습관은 점점 더 큰 즐거움으로 자라났다. 문법을 이해하고, 단어가 문장이 되는 순간의 짜릿함은 나를 공부에 몰입하게 했다. 어느새 10분은 30분이 되고, 1시간이 되었다.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고, 그렇게 이어간 시간이 쌓여 나를 전혀 다른 길로 이끌었다.
1년쯤 지났을 때는 일본 마츠리 무대에 올라 일본어로 인사하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본 소도시 문화센터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세미나까지 열었다. 불과 2년 반 전에는 히라가나도 서툴렀던 내가, 이제는 일본어로 무대에 서 있다니.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꿈은 정말 이루어질 수 있구나.”
지금 나는 JLPT 2급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일본 전문학교에서 인테리어나 제과제빵을 배우고, 한국어를 가르쳐 보고 싶다는 꿈도 품게 되었다. 객관적으로는 지나친 꿈일지 모른다. 그러나 돌아보면, 지금의 나 또한 과거의 나에게는 터무니없는 꿈이었다. 작은 시작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다.
하루 10분은 결코 작은 시간이 아니었다. 꾸준히 이어온 그 습관이 나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새로운 도전을 향한 용기를 주었다. 이제 나는 안다. 작은 이어짐이 결국 인생을 바꾸는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일본어 책을 펼친다. 어떤 날은 10분, 어떤 날은 한 시간. 분량은 다르지만 마음은 같다. 이 작은 습관이 언젠가 또 다른 꿈의 문을 열어줄 것임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