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공부

by 코난의 서재

늦은 나이에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입학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마음속에서 수십 번은 망설였다. ‘지금 이 나이에 굳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래도 결국 원서를 냈고,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의 설렘은 여전히 잊을 수 없다.

그런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 긴장의 연속이다. 교수님의 첫 강의를 듣는 순간,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노트북을 켜고 강의 내용을 받아 적는데, 따라가기 벅차기도 하고 용어 하나하나가 낯설게 다가왔다. 젊은 동기들이 술술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위축되기도 한다. 아직도 과제 안내 메일이 오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걸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재를 펼쳐 밑줄을 긋고, 논문 한 편을 붙잡고 씨름하는 시간이 내겐 새로운 자극이 된다. 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오래 머물다 보면,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질문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붙잡는 과정에서, ‘배움은 속도보다 깊이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아직은 성취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오히려 ‘잘 모르겠다’는 말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그 솔직함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부족함을 인정하니 오히려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에 조급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매번 긴장하며 배우는 지금의 순간이 언젠가는 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공부는 내게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 덕분에 나는 매 순간 깨어 있고, 나 자신과 진지하게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이 떨림과 긴장이야말로, 내가 여전히 살아 있고 배우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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