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인터넷이 지금처럼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나우누리, 천리안… PC방도 없던 때.
겨우 PC통신 게시판에 남겨진 글 몇 줄이나,
서점 구석에서 찾은 여행 잡지가 전부였다.
그런데도 우리끼리 여행사를 해보겠다고 덤볐다.
창업이라는 말도 낯설던 시절이었다.
공책에다 여행 코스 그려보고,
캠퍼스 카페에서 밤새 커피만 들이켜며 이야기했다.
돌아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때는 왜 그렇게 가슴이 뛰었는지.
발표 날 교수님이 물으셨다.
“정말 학생들이 이런 걸 원한다고 생각합니까?”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발표는 거기서 끝났다.
실패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실패가 오래 남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
내 생각만으론 안 된다는 것.
사람들의 진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
사업은 안 됐지만, 그게 우리한텐 하나의 여행이었다.
돈도 없고, 경험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시절.
그 부족함 덕분에 오히려 배운 게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멈칫할 때마다 그때가 떠오른다.
“일단 해보자. 완벽할 필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