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나는 자꾸 뒤처질까 봐 두렵다.
책을 냈는데도 불안하다. 다른 사람들이 책을 내는 걸 보면 괜히 조급해진다.
‘저 사람은 더 빨리 쓰네.’
‘더 좋은 출판사네.’
‘더 화제가 되고 있네.’
비교하지 말자,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지만… 눈은 벌써 그쪽으로 가 있다.
아이들 앞에서도 늘 마음이 무겁다.
큰아이는 이제 자기 길을 가고 있지만 여전히 신경 쓰이고,
둘째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서 더 마음이 쓰인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도, 머릿속은 일 생각으로 가득하다.
일할 땐 또 아이들 걱정이 따라붙는다.
둘 다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괴롭다.
작년에 큰 사기를 당했다.
아빠는 위암 판정을 받으셨고, 엄마는 올해 폐질환 말기라는 말을 들었다.
그 여파는 지금도 남아 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하루하루를 버티는 기분.
세상은 더 빠르게 달려가는데 나는 자꾸 늦는 것 같다.
책상 앞에 앉아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병원비, 아이들, 부모님 생각으로 마음은 흩어져 버린다.
그러다 또 생각한다.
‘나만 이렇게 멈춘 건가?’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다 해내는 건가?’
실패가 두렵다.
이미 충분히 힘든데, 여기서 더 실패하면 정말 못 일어설 것 같아서.
공부하려고 애써 시간을 내도 성과가 없으면, 그 순간 내 자신까지 무너져 버릴까 봐 무섭다.
“넌 역시 안 돼. 이런 상황에서 무슨 배움이냐.”
이 말이 제일 싫다. 그런데 그 말을, 남이 아니라 내가 나한테 한다는 게 더 무섭다.
그래도, 안다.
아직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내 안에 있다는 것.
정말 포기했다면 두려움도 없었겠지.
느려도, 힘들어도, 주저앉고 싶어도… 그래도 한 발 더 내딛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남보다 늦어도, 내 속도로.
언젠가 이 시간들이 지나가면,
그때는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멈추지 않았구나. 그때도 배움을 놓지 않았구나.”
그렇게 믿고 싶다.
아니, 믿는 데서 끝내지 않고… 그렇게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