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에는 오래된 스탠드 하나가 있다.
처음 샀을 때는 그저 불을 켜고 끄는 기능뿐인,
특별할 것 없는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이 스탠드를
내 하루를 지켜주는 작은 등불처럼 여기게 되었다.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현관의 불보다 먼저 스탠드를 켠다.
그 불빛은 밝지도,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다.
딱 마음이 조금 풀어지는 정도의 빛.
책상 앞에 앉아 글자를 천천히 읽거나
멍하니 생각을 붙잡을 때,
그 조용한 빛은 과하게 나서지 않고
내 곁을 지켜준다.
내가 울적하든, 지쳐 있든,
심지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밤에도
그 불은 흔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빛 하나에도
의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기대듯,
내가 잠시 쉬어갈 자리를 내어주듯.
이 스탠드를 처음 들여오던 날을 생각해보면
큰 의미는 없었다.
그냥 마음에 들었고,
딱 예쁘다는 이유 하나로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의미는 원래 그렇게 시간이 쌓이며 생기는 것 같다.
아무 뜻 없이 시작된 것들이
어느 순간 삶을 붙잡아준다.
문득, 스탠드 불빛이 닿는 영역은
항상 ‘내가 머무는 자리’와 겹쳐 있었다.
책을 읽는 나,
글을 쓰는 나,
생각을 멈추지 않던 나,
또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던 나.
한 사람의 하루를 지켜본다는 건
사실 꽤 큰 일이다.
말을 하지 않는 물건이라고 해도.
오늘도 책상에 앉아 스탠드 불을 켠다.
그 순간 작게 들리는 클릭 소리.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오늘도 이 조용한 빛이 곁에 있어 참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