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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BUS Dec 27. 2017

"우리 어떤사이야?"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


남자와 여자가 만난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좋아하기 시작하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로 스스로 결정하지만, 서로에게 이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다.


상호 배타성이 존재하게 되고, 이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서로 어떤 희생이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를 두게 된다.


흔히 썸이라고 하는 관계, 어장관리라 오해받는 관계들이 이에 해당한다.


누군가는 이 사람만 보기를 원하지만 상대방도 그런지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신뢰를 주기 전에는 확신할 수가 없다.


실제 다른 모든 선택사항을 쓸모 없어 보이게 만드는 인연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내가 살아온 경험이나 상대방이 주는 불확신에 대해서 발생하곤 한다.


언제 부턴가 연애를 하면서도 관계를 정의하는 행동을 점차적으로 하지 않으려 한다.


이는 실제 조사에 따르면 최근 연애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 "언제부터 사귀었나?"에 대한 질문에 명확하게 만난 날에 대해 이야기 하지 못하고 " ~쯤 자연스레 만났다."라고 대답하는 것에서 예측할 수 있었다.


"사귀기로 하고 연애를 시작한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우리 어떤 사이야?"라는 질문은 전반적으로 진부하고 유치하고 어색하다.

뭔가 고등학교, 대학 초년생의 느낌도 나고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이를 말하지 않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찾아온다.

나랑 어제까지만 해도 꽁냥꽁냥 썸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다른사람이 되어 떠났다.


상대방과 결정 짓지 않은 관계는 모호성을 가지고 언제든 자유로울 수 있는 여지를 둔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 유치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우리가 100% 상대방에게 온전히 마음을 주기로 결정하는 순간은 상대방이 나와 연인이라는 관계가 형성되었음을 확신하는 순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계가 정의되지 않은 순간에도 100% 마음을 줄 수 있나?"


물론, 아니겠지.

만약 이게 가능한 사람이라면 혼자 사랑하고 혼자 상처받고 연애 시작전에 사랑과 이별을 다 하는 사람일 확률이 크다.


자연스러운 만남, 좋지만 이게 트랜드는 아니다.


애매한 시작을 했더라도 우리는 분명 관계에 대한 정의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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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벨링은 했어?

이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라벨링이 있기 전까지, 상대가 어떤 누군가와 만나던지에 대해 뭐라할 수 있는 권한은 생기지 않는다.


"너의 것이 아니고 라벨링이 되어있지 않기에 누구나 건드려 볼 수 있는거지"

"내꺼! 라고 써 붙여야지"





2. 왜 관계에 대해 정의하지 않았을까?

누구나 진지한 관계를 원한다면 이를 정의하고 싶어한다.


대부분 조금 더 좋아하거나 불안한 쪽이 정의하기를 원한다.


"서로 정의하길 원하지 않으면 상관 없겠지만, 한쪽에서 정의하지 않으려 한다면 굳이 그에게 더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3. 네 옆에 있는 그사람 누구야?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기도 애매하고, 남자친구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내 옆에 나랑 같이 뭔가 설레기도 한데 애매한 사람이 존재한다.


"사람들 앞에서 남자친구라고 했더니 손사레 치는 이 자식 뭐지?"





4. 왜 대화를 피해?

관계를 규정하지 않는 일은 책임을 회피하기에 굉장히 좋은 조건을 가진다.


그 좋은 조건을 계속 누리고 싶은 사람은 관계에 대해 정의하려 할 때 대화를 피한다.


"우리 어떤 사이야?"

"어떤 사이긴... 밥 먹으러 갈까?"





5. 난 어떤 존재지?

정의가 되지 않은 관계에서 나는 어떤 존재도 아니다.


우연히 그의 친구와 마주하게 되었다. 


상대방이 나를 소개할 때를 살펴보자.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서운함만 가득한 대화가 오간다.


"누구야? 오~ 여자친구?"

"아 아니... "





6. 난 혼자가 편해

반대로 내가 관계를 정의하고 싶지 않은 경우,

이건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난 연애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말해줄 필요성


상대방이 오해하고 받을 상처에 대한 배려다.


"난 연애할 생각 없어, 그냥 네가 편해서 만나는 거야"




우리 사귀는거야 라는 말이 어색하고 미숙해 보일 수 있지만, 마음 속에 가진 고민과 불안을 내뱉을 줄 아는 것만큼 어른스러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연애가 진행이 되고 있다면, 최소한 내가 상대방의 어디 쯤에 서 있는지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결국, 이게 되어야 진정성 있는 연애가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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