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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lin Ahn Jan 14. 2020

모노 프로덕트에 기회가 있다

#MonoProduct

연초가 되면 새로운 해에 예상되는 트렌드를 찾아보면서 스스로 시대감각을 얼마나 갖추었는지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에 활력을 더해 줄 트렌드가 무엇인지 집중하게 된다. 많은 기관에서 제시한 트렌드 워딩을 하나하나 곱씹어 볼 때도 있지만 여러 키워드를 관통하는 그 무엇을 찾기도 한다.



13년 간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 어느 대학 연구기관은 특히 압축적인 워딩 하나로 설명한다는 점과 복수로 제시된 워딩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집약된 트렌드 메시지를 던져주는 점에서 늘 기대감을 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곳에선 10개나 되는 트렌드 워딩을 발표하였고 그중에서 스트리밍 라이프, 팬슈머, 편리미엄, 특화 생존 등이 눈에 들어왔던 것은 이들과 연결되어 우리 비즈니스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는데 그것은 바로 '모노 프로덕트(Mono Product)' 전략이다.

리테일의 중심이 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스스로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투자를 받아 기존 회사들을 대신해 제품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한 곳의 크라우드 펀딩에서만 20억에 육박한 국민 라이더 재킷, 오로지 사용자 상황에 충실한 12개 기능을 갖춘 백팩, 쿠션감에 충실한 매트리스 스니커즈, 데일리 캐시미어 코트, 확실하지만 패션성을 잃지 않는 마스크, 절대 벗겨지지 않는 덧신 등 패션 카테고리에서만 보더라도 기존 시장이 놓치고 있던 니즈(Unmet Needs)를 훌륭히 채워주고 있다. 고객은 수동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프로슈머를 강조했던 이전 생각에서 한발 더 앞서가 소위 팬슈머가 되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팬슈머가 만든 제품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수용되기보다 선택한 소수의 확실한 만족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타겟팅을 더욱 세분화한다.


이러한 접근은 트렌드 리포트에서 언급된 '특화생존'인 셈인데 모노프로덕트로 다수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 빠르게 수용할 정밀화된 타깃에 집중한다는 점이 다르다. 작게 만들어 좁게 제시하면서 빠른 수용을 이끌어낸다.

오랜 기간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고 개선이 안 되었던 기존 제품에 대한 염증을 시장기회로 여긴 많은 모노 프로덕트들은 사용자 편리에 집중하면서 고객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며 이른바 편리미엄을 추구한다. 밀착력이 떨어지고 김 서림도 문제지만 패션성이 떨어졌던 불만을 해결한 마스크, 스니커즈지만 에어 아웃솔을 채택해 더욱 편안함은 물론 키가 커 보이는 진화를 제시한 에어 스니커즈 같은 예가 그것이다.


모노 프로덕트는 기존 브랜딩의 접근을 과감히 거부한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소유하기보다는 오히려 잠시 빌려 쓰는 접근에 익숙하다. 잘 만들어진 브랜드를 추구하기보다는 단일한 제안으로 만들어진 모노 프로덕트의 강점이나 생각을 표현한 브랜딩 만으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한다.


브랜드를 매니지먼트하기보다는 그저 휘발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브랜드 역시 스트리밍하고 있다. 그들에게 익숙한 스트리밍 라이프가 오롯이 브랜드를 보는 관점에도 그대로 전이되는 것이다.

모노 프로덕트 전략은 모멘텀을 잃은 우리 패션 업에는 무한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수의 라인업으로 재고만 쌓였던 기존 접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예상되는 시장 기회에 테스트 베드로써 활용하기도 용이해졌다. 또 사양화된 많은 패션잡화 제조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유형의 콜라보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패션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소통에서 멀어졌던 밀레니얼스와 Z세대에 다시 우리 브랜드와의 접점을 만들어 미래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작아 보였던 모노 프로덕트가 크게 보인다면 그것이 바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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