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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택 Mar 07. 2018

스타트업의 주화입마!

뭘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아무것도 못하겠다

스타트업의 주화입마!

주화입마(走火入魔). 네이버 검색에 따르면 기의 운용을 잘못하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뜻으로, 일정한 정도나 수준을 넘어 도가 지나치다는 말이다. 무협지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주화입마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것이다. 본인이 쌓아온 내공을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고,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스타트업에도 이런 주화입마가 걸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도 자주. 무협지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유독 자주 등장하는 주화입마... 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은 스타트업이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을 방법을 한 번 체크해보고자 한다. 


고용이 필요한데 고용하지 않는, 일의 진도가 안 나가는
혈맥을 뚫어라!


자금의 여력이 있음에도 고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표자가 능력이 출중해서 1인 기업으로서 잘 해쳐나간다면 상관이 없다. 그런데... 고용이 필요한데도 고용을 하지 않거나, 자금을 써야 할 시점인데도 쓰지 않음으로써 기업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알겠지만 본인이 필요한 것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사용되기 때문에 아까워서 안 하는 경우가 있다. (*자금집행능력이 어느 정도 있다는 가정하에) 스타트업은 자금 보유역량도 중요하지만, 보유역량만큼 중요한 것이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다. (*무협지에서 혈맥을 뚫는 것!)


예를 들어서, 본인이 만든 아이템이 프로토타입에 왔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서 투자제안서나 사업계획서가 필요한데도... 이를 만들지 않는 대표님이 계신다. 이런 분의 특성은... 아이템의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아깝지가 않지만, 그것을 표현해야 할 사업계획서를 무지 아깝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타이핑하는데 왜 그렇게 비싸요!? 이런 것...


대표자 본인이 매우 잘 만든다면 상관없지만... 아니면 돈을 들여야 한다. 일의 진도가 막힌다는 것. 스타트업의 내공의 흐름이 막힌다는 것과 같다. 흐름이 막히면...? 정체되고... 자기자본 잠식과 함께 기업이 넘어질 수도 있다.


매출 0원... 3년 동안 정부지원사업만...
새로운 무공을 익혀라!


필자가 아는 기업 중에 투자까지 받고도 계속해서 정부지원사업을 하는 곳도 본 적 있다. 재무제표 상에는 매출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실상을 알아보면 돌려막기. 1~2년 정도 매출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정부지원사업만을 계속 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태위태한 것이다. 


기초산업문야나 소재산업분야의 경우 생산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흑자도산(*구매의향서를 가지고 있음에도 생산을 하지 못해서 도산하는 경우)하는 기업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혁신을 가지고 임해야 할 스타트업이 3년 정도 정부지원사업만 가지고 진행한다면...!? 사실상 기업의 생명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하게 말이다. 


필자도 사업을 접은 이유가... 이런 경우와 비슷하다. 투자나 지원을 받고자 전전긍긍하면서 정부지원사업만 바라보다가는... 매출여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기업이 굴러갈 수 없다. 


이런 기업은 자본금을 축척한 뒤 매출이 날 수 있는 신사업을 알아보는 게 주화입마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아이디어만 갇혀 아무것도 못하는, 소위 큰 물만 보는 경우
내공은 입으로 쌓는 게 아니다! 움직여라!


아이디어만 있고 대표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 본인 아이템의 큰 흐름을 피력하지만 정작 디테일한 설명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자기자본잠식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대표자 본인이 큰 물줄기만 보고는 '사장놀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본인 사업의 본질을 생각하지는 않고, 타 사업이 매출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무리하게 흡수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트업을 한다면... 1. 본인 아이템의 니즈를 알아야 하고, 2. 시장 진입 및 마케팅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하며 3. 아이템을 생산하는 단계 혹은 웹페이지의 구동 가능성을 진단하며 4. 재무상황에 냉정해야 하고, 5. 사업계획서 투자제안서 등의 PPT나 한글파일을 대략 만들 줄 알아야 하며 6. 영업적인 재능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물론, 1~6번까지 다 하는 분은 없다. 그걸 다 못한다면 팀원과 함께 이것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그런데... 이런 대표님의 대부분이... 팀원을 잘 꾸리지도 못하고, 큰 물만 본다며 사장 놀이하며 투자 미팅 혹은 제휴 미팅만 다닌다. 이러면... 큰일 난다. 


그리고 아무리 다른 아이템이 좋아보여도 일단은 본인 사업을 하자. 본인 사업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순간. 잡탕 밖에 되지 않는다. 



필자도 유능한 대표는 아니었다. 지금도 대표자로서 능력이 크지는 않다. 다만, 그래도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은 한다. 진짜 내가 주화입마에 빠졌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1년 동안 내가 사업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보길 바란다. (*데이원 비즈는... 3개월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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