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은 단순히 사무를 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스타트업을 진행하다 보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일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컨설팅을 받다 보면 사무실을 먼저 구하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업무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도 있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공간의 중요성을 말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최고 순위에 매겨진다. 하지만 고정비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기도 하다. 그래서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사무실을 언제 구하는 것이 좋을까?
답변은 여러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무실은 Pitch Place(*정점으로 끌어올리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일단 일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무실은 본인의 사업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피지 플레이스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즉, 본인의 사업을 정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반드시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멤버가 모일 자리가 없어서 카페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롭게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진행하는 것.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사업을 치고 나가야 할 골든타임을 놓치는 부분도 많다. 아이템 피봇(변경)이 늦어지고, 바로 잡을 부분 빠르게 논의하지 못하고, 급하게 모여야 할 경우를 놓치고, 결국 사업 전체가 지지부진해지고, 매너리즘에 쌓이는 스타트업을 다수 보아왔다. (*솔직히 정부지원사업 초기 기업의 대다수가 이런 경험을 한다)
스타트업 멤버들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분명 이런 경우가 생긴다. 사업의 피치를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라고 느낄 때는 반드시 고정적으로 모일 장소를 알아보길 권한다. 시크릿 한 장소가 좋긴 하지만, 그게 아닐지라도 거점은 필요하기 마련이다.
사업화를 위한 (시장) 거점이 필요할 때
거점은 "활동을 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란 의미를 가진다. 서울을 보자면, 신촌은 문화사업을 하기 위한 거점, 홍대는 예술 및 미술분야, 역삼이나 선릉은 컨설팅이나 교육 등의 사업이 많다. 이곳에 특정 사업체가 많이 분포하는 것은 관련 분야 시장이 이미 형성되어 있고, 소비자가 관련 분야의 무엇이가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기 때문에 소비자 유입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거점은 본인 사업의 중심축이기 되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하고, 다분히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강동에 문화 사업 업체를 두고 있다. 그런데 문화사업은 강동보다는 서대문, 마포가 중심이다. 그렇다면 이 업체는 포지셔닝을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주요 시장인 서대문, 마포와 차별화된 아이템을 진행하는 것. 다른 하나는 강동구 내에 있는 구청 문화 사업, 동 단위 사업 등을 교두보로 삼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즉, 이처럼 사무실을 구한다는 것은 본인 사업의 방향성과 전략이 가미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옛날 삼국지 게임에서 신군주로 플레이할 경우, 본인이 직접 거점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거점을 선택하는 것에 따라서 모든 전략은 달라진다. 사무실을 구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거점에 따라서 전략은 달라진다.)
뭐니 뭐니 해도 감당할 수 있을 때
스타트업을 진행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부분일 것이다. 엄청난 사무실 임대 비용, 관리비용, 운영비용. 이 부분은 당연히 대표자의 머리를 지긋지긋하게 한다.
또한, 동선과 변수도 감당해야 한다. 거점 변동이 많은 사업 분야라면 굳이 사무실 마련을 추천하지 않는다. 필자가 아는 모 업체는 사무실을 구한 지 3개월 만에 사업에 변동이 생겨서 타 지역으로 옮겨야 할 경우가 생겼다. 그래서 대표는 머리를 감싸며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리고 출퇴근을 하는 직원이 있다면 이 역시도 고려사항이자 감당해야 할 사항이다. 필자가 아는 다른 모 업체는 서울 한 복판에 있다가 파주 근처로 옮기는 바람에 직원을 새로 뽑아야 했다.
각종 비용은 가타부타할 필요도 없으며, 이런 다양한 변수를 염두하고 이를 감당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사무실이란 게 생긴다.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의미는, 대표의 입장에서, 공동창업자의 입장에서... 사무실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