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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택 May 03. 2018

LG 스마트폰 G시리즈의
브랜드 가치에 관한 고찰

G가 부활할 수 있을까 

LG 스마트폰 G 시리즈의 브랜드 가치에 관한 고찰

오랜만에 스타트업이 아닌 대기업 브랜드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최근 기사를 보니 엘지에서 G7이 나올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장기적 적자 행진을 끝내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런 기사는 여태껏 G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등장했던 기사였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필자가 여태껏 사용했던 스마트폰을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갤럭시 S1, 엘지 G1, G2, 아이폰6, G4 그리고 현재 G6를 사용하고 있다. 나름 충실한 엘지 스마트폰 유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G가 등장하며 시장의 새바람을 넣고자 한다고 했을 때 한 편으로는 '진짜 좀 이기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힘들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힘들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이제 G라는 브랜드가 힘을 잃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초기 G가 가졌던 혁신적인 브랜드 가치, 지금 느낄 수 있을까? 
<엘지전자 공식 블로그에 나와 있는 옵티머스G>

초기 옵티머스 G. 즉, G1이 나왔을 때 매우 다양한 부분에서 혁신이라는 말을 들었다. 전 세계 100만 대 판매를 달성했던 가시적 기록은 물론이거니와, 화면의 색상과 베젤의 색상을 검은색으로 통일하려고 했던 세심함, 옆면 후면 처리의 신기술, 기존 스마트폰 유저를 고려한 UI 설계 등 대다수의 평가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엘지가 G라는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만들었고, 당시 프리미엄 경쟁상대였던 갤럭시 S3, 아이폰5에 밀리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 이를 평가할 때, 디바이스의 성능에서도 높은 비중이 있겠지만, 새로운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만들어서 내놓고, 그걸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대기업이니까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기술이든 마케팅이든 모든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정말 전략을 세심하게 세워서 진입했다는 것)


하지만 현재의 G가 이런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지지지 못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이유를 G2의 마케팅 전략에 두고 있다. 


G Pro2의 광고는 가벼움과 캐주얼, G가 보여줬던 혁신과 프리미엄은 사라졌다
<LG G Pro2 광고 영상>

개인적으로는 이 광고를 보고 안타까움이 들었다. 기껏 만들었던 G의 혁신적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캐주얼과 편의성으로 도배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초창기 나왔던 옵티머스 G의 경우 혁신과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사용자 편의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포괄했다면, 위 광고의 경우 사용자 편의성과 기술의 가치가 혁신과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상충되기 때문이다.  

(* 기술 및 사용자 편의성 > 혁신과 프리미엄의 브랜드 가치 )


브랜드는 유기체에 가깝다. 초기 G가 가졌던 느낌이 슈트를 입은 신사로 포지셔닝하며 태어났는데, 이 신사에게 가벼운 캐주얼 복장을 입혀버린 것이다. 그러면 이 유기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G3부터는 완전히 옷을 갈아입어버린다.


G시리즈는 기능을 바탕으로 한 콘셉트로, 초창기의 G를 버리다.
갤럭시는 초창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감성을 더하고자 하다
<G6 5초 광고 모음>
<G6 TV CF>
<갤럭시 S8 CF>

엘지 G3부터는 좀 더 캐주얼한 느낌으로 기능성을 설명한다. 이후, G4에서 다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자 스마트폰 후면에 소가죽을 덧씌워서 발표했으나 오히려 올드하다는 평을 받고 사장된다. (*이후, 후면을 가죽 타입이 아닌 일반형 타입으로 다시 발표함. 필자가 사용했음) G5는 다양한 모듈 액세서리 등을 내세워 선전하고자 했지만, 다양한 문제점이 생기면서 초기 판매대수가 G4보다 낮았다. 


브랜딩&마케팅 역시 기술적 기능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초기의 G가 가졌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하위 출시 버전인 Q가 더 돋보였고, 프리미엄 음악/시각 디바이스인 V 시리즈가 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느낌이다. (*현재의 G는 그냥 엘지 스마트폰에서 가장 비싼 것 정도)


개인적으로 G가 추구했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이미지는 G2에서부터 망가졌다고 여겨지며,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G4에서 노력했지만 대 실패로 끝났다. 


갤럭시 S 시리즈가 끝까지 프리미엄 브랜드 타이틀을 달고 기술을 설명한 것과 달리, G가 기술적 혁신에 집착하여 악수를 둔 것이 패착이라고 여겨진다. 다시 말하면, 초기 G가 보여줬던 혁신이 '브랜드 혁신이 아니라 기술혁신'이라고 생각하여 일방적으로 기술 홍보의 장이 된 것이 G시리즈의 실패 요인이라는 것이다. 


브랜드는 유기체, 그 가치를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


필자가 계속 G를 쓰는 것은 G라는 브랜드보다, 이제는 그냥 UI가 손에 익어서 이다. 갤럭시도 한 번 만져보고, 아이폰도 잠깐 썼지만 이제 그냥 손에 익어서 사용한다. 이는, 이미 필자에게 G라는 브랜드가 주는 가치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아이폰의 브랜드 가치, 갤럭시의 브랜드 가치. 이들을 마케팅 과정(*TV광고만 살펴보더라도)을 초창기부터 살펴보면, 잠깐씩의 트렌드에 맞는 수정은 있을지 몰라도 큰 틀은 변화는 없다. 이는 초기에 부여한 브랜드 생명을 꾸준히 이거 가고자 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G시리즈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무거움과 가벼움을 공존시키고, 브랜드라는 인식을 기술로 덮어버렸기 때문에 G가 가져야 할 생명의 방향이 상실되었다. 


브랜드는 유기체다. 처음 숨을 불어넣었다면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 


(*현재 G7이 인공지능으로 가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엘지 시그니쳐&건강관리 가전과 합치는 게 낫다고 본다. 이제 스마트폰은 그 자체의 기능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생활 허브로서의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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