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장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

허접한 식객

by 희망열차


image.jpeg



image.jpeg
image.jpeg


9월이 되니 배가 고팠다.

바로 차이나타운으로 달려갔다.

수많은 중국집.

이럴 땐 단골이 있어야 피곤하지 않다.

맛도 맛이지만 주차하기 좋은 곳으로 들어갔다.

손님이 빼곡하다.

맛집인가?

어렵게 안내받은 빈자리.

룸 안의 회전식탁.

코스요리를 먹는 곳이다.

앉기가 애매하다.

가까이하기에는 먼 당신?

결국 나란히 앉았다.

주문은 역시 자장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이 국룰이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갓 튀겨 건져 올린

튀김옷이 군침을 돌게 한다.

탕수육 소스에 푹 담 구어 한 입 가져가니

말해 뭐 해.

쫀득하고 바삭한 식감,

살짝 시큼 달콤한 소스의 맛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춤을 춘다.

삼선짬뽕의 국물 맛은 또 어떻고.

배추, 야채와 해산물, 그리고 전복까지

마치 수많은 조연들의 감칠맛난 연기를 보듯

순간의 고열로 달구어진 웍 안에서

춤을 추는 재료의 향연.

탱탱한 면발과 배추를 한 젓가락

들어 올려 입안에 넣고

매콤 시원한 국물을 빨아들인다.

후루룩!

캬! 마성의 국물맛.

자, 이제 짬뽕을 맛보았으니

자장을 먹어보아야 한다.

살짝 노릇하며 윤기가 흐르는 면 한 그릇에

검은 자장소스를 쏟아붓고 섞는 순간

코끝에 닿는 자장 특유의 향.

다시 군침이 돋는다.

이번에는 제대로 한 젓가락 걷어 올려

입안으로 넣는다.

입 주변에 소스가 묻는 줄도 모르고

오로지 자장만을 생각하고 집중한다.

그러나 좀 아쉽다.

자장소스가 짜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랜만에 중국집에서 원 없이 맛본

자장과 짬뽕, 탕수육 삼총사는 역시

국민 간식이자 한 끼 대용의 식사로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장이냐 짬뽕이냐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눈과 입, 코를 만족시켰던 그날의 식탁을

허접한 취향의 한 식객이 글로 정리해 보았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떤 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