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빨간 불이 켜질 때

불안한 감정

by 희망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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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이유 없이 불안한 날들이 있다.

별일이 없는데도 마음이 예민해지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흔들리고, 괜히 불안이 쌓이고 우울해지는 날.

그럴 때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 내 마음에 빨간 불이 켜졌구나.”


예전의 나는 그 신호를 무시했다.

괜찮은 척, 아무 일 없는 척, 바쁜 척하며 그냥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무시할수록 마음은 더욱 요동쳤다.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를 지나려는 운전자처럼,

결국은 더 큰 불안과 피로를 만나야 했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빨간 불은 나를 멈추게 하려고 켜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려고 켜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마음이 불안할 때 필요한 처세술은 거창하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고, 밖으로 향하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것.

“왜 이럴까?” 하고 자책하기보다는

“지금 힘들구나”라고 인정해 주는 것.


신기하게도 마음은 이해받는 순간 조금씩 진정되었다.

억지로 긍정하려 할수록 더 반항하던 감정들이,

그저 존재를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힘을 내려놓는다.


감정은 날씨와 닮았다.

갑자기 흐려지고, 이유 없이 비가 내리고,

예고 없이 바람이 분다.

하지만 우리는 날씨를 통제하지 못해도

우산을 선택할 수는 있다.


불안이 찾아오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그 불안을 어떻게 대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조금 쉬어도 괜찮고,

잠시 돌아가도 괜찮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있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감정이 나를 끌고 가게 두지 않는 것.

내가 감정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결정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어느 저녁 하늘 아래, 켜진 작은 전구들을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어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작은 불빛 몇 개만으로도 충분히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도, 다시 출발하는 순간도,

방향을 정하는 일도

모두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결국,

내 마음의 주인은 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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