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지키는 달

오늘 같은 어제

by 희망열차



image.jpeg shot on iphone 16 pro


아파트 공용 베란다에서

차가운 새벽 공기를 들이마신다.

동녘에선 이미 붉은 해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고개를 돌려 마주한 서쪽 하늘엔

아직 수줍은 달이 머물고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우고

비상계단으로 향한다.

한 층, 한 층 내디딜 때마다

창밖의 풍경도 리듬을 탄다.

내가 한 층을 오르면 달도 한 층 떠오르고,

숨을 고르며 한 층을 내려가면

달도 한 층 가라앉는다.


회색빛 아파트 동과 동 사이,

좁다란 하늘 길목에서 달님은 마치

나의 걸음수를 세어주는

다정한 동반자 같다.


새벽 비상계단의 적막 속에서 깨닫는다.

동쪽의 태양이 ‘오늘’이라는 활력이라면,

서쪽 하늘에서 묵묵히 나를 지켜보는 저 달은

내가 성실히 살아낸 ‘오늘 같은 어제’라는 것을.


어제와 오늘이 교차하는 이 새벽의 층계 위에서

나는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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