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 인생은 알 수가 없다.
야간 근무 후 비번인 날이다.
주주야야비비 형식의 3조 2교대 근무이어서 이틀간의 비번이 주어졌다.
14시간의 고된 근무 뒤에 돌아온 휴무는 꿈만 같은 시간이다.
이틀간의 휴무는 교대근무의 성격상 평일일수도 휴일일수도 있어서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오전 7시 30분에 근무교대가 되고 퇴근하면 늦은 아침식사를 한 후
수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식사 후 잠이 쏟아져도 바로 잠들지 못한다.
소화를 시켜야 하고 이틀간의 휴식이 주는 위로와 설렘으로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근무 중에 쏟아지는 소음과 먼지, 그리고 그 어느 때 보다도 견디기 힘든
여름날의 열기 속에서 수많은 사원들을 맞아야 했던 지난 시간들.
그 모든 순간이 무거워지는 눈꺼풀 아래에서 맴돌며 스르르 잠이 든다.
낮과 밤이 바뀌는 일상이 낯설지만 현실이 된 것이다.
낮에 잠들다 보니 숙면에 들지 못하고 이른 시간에 눈을 뜬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또 늦은 점심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하지만 나의 생체리듬은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한다.
우습게도 지금이 오전인지, 오후인지 또는 주말인지 평일인지 대단한
착각을 하게 된다.
모두가 일을 하는 평일의 일상에서 난 오히려 자유롭지가 못하다.
평일이라 하지 못했던 일이나 주말이면 오픈런을 해야 하는 맛집 등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한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도스토옙스키가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무엇에나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결국 동네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한 주간의 노동으로 경직되었던
몸과 마음을 치유라도 하듯 걷기를 실천하였다.
걷는 내내 몸은 뜨거워지고 가슴속에 쌓인 버거운 감정들이 빠져나가며
차츰 가벼워짐을 느낀다.
현재의 삶이 나를 힘들게 해도, 나의 영혼은 지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시간.
그런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나의 매일이 빛 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비번이라는 어색한 휴일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