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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창포

포토에세이

by 희망열차



5월의 끝자락, 연못 습지 가장자리에

노랑꽃창포가 조용히 피어 있었다.

잎새는 바람에 흔들리고, 그 사이사이로

피어난 노란 꽃잎들은 햇살을 머금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듯 하였다.

물가 가까이에 뿌리내린 꽃창포는

늘 그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단정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습지 끝자락,

그 고요한 자리에서 노랑꽃창포는

그저 자신을 피워내고 있었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꽃잎이 살짝 떨리고,

그 떨림이 마치 작은 인사처럼 느껴졌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면, 노란빛 속에

은근한 초록이 배어있고, 꽃잎 끝은 섬세하게

갈라져 마치 나비의 날개처럼 보였다.

개울물은 그옆을 지나며 반짝이는 물결로 화답했다.


노랑꽃창포가 피는 풍경은 소란스럽지 않다.

오히려 그 조용함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이름 모를 새가 지저귀는 연못가의 하늘은

한없이 드높고 푸르다.

그 아래에서 노랑꽃창포는 묵묵히 5월을

살아내고 있다.

마치, 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 사이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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