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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고요

포토에세이

by 희망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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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끝자락에 서 있다.

하루가 등을 돌리며 저무는 시간.

바다는 조용히 빛을 품고,

남은 햇살은 윤슬로

수면 위에 뿌려진다.


바람에 지친 풀잎들이

제 몸의 그림자를 저마다

껴안은 채 어둠 속에서

말을 아낀다.


이 순간 나는,

낮과 밤 사이의 틈에서

조용히 셔터를 누른다.


모든 것이 어둡게 남았고

순간을 카메라에 가두었다.

남은 것은 사라지는 풍경이 아니라

내 안의 고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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